2022년 8월 23일 다이소에서 구매한 청상추 씨앗을 파종하고,
42일차인 오늘 모두 폐기하였습니다.
42일 동안 키우면서 이 짧은 기간에도 몇가지 무지에서 나온 실수들이 있었는데요.
경험적으로, 카페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것들을 적어 두어 추후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자 합니다.
동시에 저와 같이 상추 수경재배를 시도하시는 분들께서 좀 더 시행착오를 줄이시길 바라는 마음에 기록을 남깁니다.
https://dev-youknow.tistory.com/53
[수경재배] 상추 재배 - 1일차 씨앗 심기
이틀 전 아주 단순한 수경재배기를 만들어 대파를 심었습니다. https://dev-youknow.tistory.com/52 [수경재배] 대파 심기 - 1일차 왜 대파인가? 대파는 가정에서 손 쉽게 길러 먹을 수 있는 작물 중 하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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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이력
우선 간단한 이력을 정리해봤습니다.
아래 표는 제 개인 구글 드라이브 스프레드 시트에 정리되는 것들을 옮겨 온 것입니다.
회차 | 특이 사항 |
1일차 | 파종 |
11일차 | 뿌리가 밑으로 나오기 시작 |
20일차 | 준비한 양액 재배기로 이관 |
28일차 | 1차 수확 |
34일차 | 2차 수확 |
37일차 | 양액 교체 (300배) |
38일차 | 뿌리가 썩는 것을 확인 썩은 뿌리는 모두 가위로 잘라내고, 양액 1200배로 교체 |
41일차 | 3차 수확 |
42일차 | 자리 비운 사이 수중 펌프 오동작으로 인해 오랜 시간 수분 공급이 차단. 지피펠렛에 하얀 곰팡이가 보이는 듯 하여 겸사 겸사 전량 폐기 |
그럼 이제 회고를 시작하겠습니다.
회고
1. 상추 종자 선택
집에 마침 다이소에서 샀던 청상추 씨앗이 있기에 큰 고민 없이 심었습니다.
상추가 다 그게 그거 아닌가 싶지만 미묘하게 다르더군요.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청상추는 사실 익숙한 상추는 아니었습니다.
주로 고깃집에서 보는 상추는 꽃상추나 적상추죠.
제가 처음 청상추를 수확하여 먹었을 때,
사실 뭐가 잘못된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먹었던 상추와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인데요.
잎이 다른 상추보다 많이 여리고 얇습니다.
부들부들한 게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느낌이죠.
이러한 차이를 잘 모르면 수확 후 섭취했을 때 저처럼 당혹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각 상추마다 효능이 다르니 모두 골고루 키워 같이 섞어 먹는게 좋겠다 싶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키우는 상추로 적상추와 청상추를 반반씩 파종하였습니다.
2. 지피펠렛
보통 수경재배를 하게 되면 아래와 같은 검정, 혹은 하얀 스폰지에 심어 키우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스폰지 사용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상추를 자급자족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지속 가능성" 때문입니다.
우리가 먹는 상추가 식탁에 올라 오기까지
- 먼 시골에서 상추를 재배하기 위해 농약을 쓰고,
- 포장지로 포장한 뒤,
- 마트까지 트럭을 타고 운반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됩니다.
제가 집에서 자급자족한다고 탄소 배출량을 줄일 거라 기대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보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내 가정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배출하는 탄소를 줄일 수 있다면...?
그것 하나 만을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가장 첫 단추인 파종 단계에서 등장한 스폰지는 첫 시작부터 제게 고민거리였습니다.
지속 가능한 삶을 목표로 하면서 일회용 스폰지를 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요?
그래서 대안으로 찾은게 지피펠렛이었습니다.
스폰지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스폰지를 대체하면서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번에 키우면서 한 가지 문제를 경험하게 되었는데요.
물을 머금고 있는 데다 LED로 빛을 쬐다 보니 위와 같이 녹조가 끼는 것 같더군요.
이는 아마 겉에 감싸고 있는 부직포(?)를 제거하면 덜할 것 같긴 합니다만...
어쨋든 상추를 키우는 입장에서 고민 거리가 아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안으로 다음 번 상추는 시작부터 황토볼에 파종하여 키우려고 합니다.
3. 한 포트에 하나 씩
발아율이 100%가 아니기에 한 포트에 여러 씨앗을 파종하게 됩니다.
저는 대략 3-5 씨앗을 한 포트에 심었고, 발아율은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거의 한 포트에 최소 2~3 줄기가 나오더군요.
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자라고 수확할 즈음이 되니 문제가 되더군요.
뭔가 무성해보이지만 잎 하나 하나 보면 괜찮아 보이는 녀석도 있지만 비실해 보이는 녀석들이 많습니다.
한 포트에 여러 줄기가 자라면서 빛 경쟁을 하다 보니 결국 모두 애매하게 자라게 됩니다.
뒤늦게 한 포트에 한 줄기만 남기고 모두 가위로 잘라냈습니다만...
그것은 오히려 문제를 심화시킬 뿐이었습니다.
줄기가 통째로 잘렸지만 뿌리까지 제거되지 못한 탓에 제대로 존재하지 못하고
그대로 곰팡이가 피어버렸습니다.
위 사진에서 빨간 동그라미가 잘라버린 줄기의 밑동(?) 부분입니다.
저 줄기를 뿌리까지 깔끔히 제거했으면 괜찮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러기란 사실 쉽지 않기에... ㅠㅠ
그래서 이후 상추를 심을 땐 한 포트에 한 뿌리만 자랄 수 있게 초기 발아 과정에서 한 뿌리만 제외하고 제거해버릴 계획입니다.
혹은 씨앗을 하나씩만 심되 재배기의 포트 수보다 여분으로 더 많이 발아를 시키는 것도 방법일 듯 하고요.
4. tds 측정기는 일단 무시하자
수경재배를 하면 tds 측정기로 양액의 ppm을 측정하게 되는데,
상추의 경우 적정 ppm에 대략 600~1000ppm 정도입니다.
하지만 제가 양액을 만드는 과정에서 오로지 이 ppm만 보고 양액을 제조하다 보니...
양액의 농도가 약 300배 정도의 고농축 양액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게 얼마나 고농도인지도 모르고 양액을 주었다가 단 하루만에 뿌리가 모두 썩어 잘라내고 양액을 교체해야만 했습니다.
바로 하루 뒤 교체한 양액은 ppm을 보지 않고 1000배가 조금 넘는 수준으로 연하게 양액을 만들어 교체하였습니다.
이때 측정한 ppm 값은 대략 400이 조금 넘는 정도로 기억합니다.
커뮤니티에서 대부분 ppm 값보다는 양액의 농도 배수로 제조하고 있기에 우선 tds 측정기는 무시하고자 합니다.
ppm의 의미나 사용법은 이후 좀더 학습한 후 적용해야 할 듯 합니다.
정리
- 상추의 종류가 많으니 단일 종류보다는 생육 조건이 비슷한 범위 내에 여러 종류를 같이 키울 것
- 황토볼을 통한 친환경 발아, 재배를 시도해보자
- 한 포트엔 하나의 뿌리만 존재하게끔 초기에 솎아내자
- 일단은 ppm은 무시하고 양액 설명서에 적혀있는 제조 농도를 따라 양액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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